소소한얘기들...
코로나 확진기(2022.08) 본문
증상 1일차
오후에 몸이 좀 안좋은 느낌. 좀 으실으실하다. 사무실 에어콘이 유난히 차게 느껴지고....
밖에 나가면 좀 나을랑가 했더니 오늘따라 흐리고 비도 좀 오고 난리다. 역시 도와주질 않는다. 혹시나 해서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했는데 음성.
칼퇴근하여 집와서 소파에 누움. 머리도 아프고해서 곁눈질로 야구나 보면서 쉬었다. 기침이 좀 난다 그런데 목이 간질거리는게 아니라 좀더 아래인 가슴쪽이 간질거려 나는 기침.
열이 점점 오름 헉 마침내 39도 까지. 오한이 나며 근육도 쑤시는 증상. 몸살일까? 다시 키트로 검사했는데 역시 음성.
해열제 먹고 일단 버텨보기. 근데 약기운 떨어지면 영락없이 다시38도 이상이다.
밤잠 거의 설침. 새벽 4시부턴 그나마 간헐적으로 자던 잠도 안온다.
증상 2일차
열이 안떨어져 결근. 약국서 처방받은 약으로 버텨보기.
열이 조금 떨어지다가도 다시 오른다. 기침도 꾸준히. 그래도 이틀째라 조금은 익숙해졌는지 첫날처럼 죽을거 같진 않다. 그냥 몸이 무너져있을뿐. 아뭏든 이틀연속 거의 시체다.
증상 3일차. 격리 1일차.
열은 이제 38.5이상으론 안올라가는듯. 다행히 37도대에서 논다. 그나마 좀 살거같다.
기침은 하도 했더니 복근이 아프다.
자가키트가 계속 음성이라지만 아무래도 이상해 병원 가기로 결정. 처음 해보는 신속항원 검사인데 pcr 이랑 너무다르다. 난 자가진단 했을때 pcr처럼 했는데 그럼 안되는 거였나보다. 목 깊숙히 우웩할때까지 찌르고 코는 검사봉이 넘어갈때까지 찌른다. 어쩐지 검사전 휴지 잔뜩줄때부터 불안하더라니... 눈물나면 닦으랜다.
전에 코로나 시국 풀리기전 밀접접촉자라서 pcr만 2번 받아봤는데 그땐 그냥 코 깊숙한정도 찌르길래 그러면 되는줄 알았지. 아무래도 자가키트는 더 찔러야 정확한가보다.
조금있으니 선명한 두줄.
약타서 집에 왔다. 자가격리 시작이다. 방역쪽에서 문자 날라오고... 약은 하루에 세번씩 사흘간 먹으라는데 뭐가 잔뜩이다.
열은 이전보다 낫지만 여전히 37에서 38을 왔다갔다한다. 그런데 새로운 증상이 생긴다. 목이 아침에 편도선 부은것처럼 조금 아픈 느낌. 기침 많이 했어도 가슴쪽이었고 목은 안아팠는데 ...
격리 2일차
열은 이제 많이 떨어졌다. 미열있는 정도? 근데 목이 너무 아프다. 물먹을 때도 아프고 침삼킬때도 아프다.
일단 아침은 우유에 미숫가루타서 마시는정도로 때우기.
약에 기침가래 관련된거 있던데 그래서인지 코가 마르고 이게 좀 심해 약간 코속도 아프기도 하다. 먹는게 걱정이네 삼키기 힘들듯 ㅠㅠ
점심은 죽으로 일단 해결. 근데 계속 아프다. 목구멍 근처 위쪽이 뭔가 문제 있는 느낌.
아주 예전 엄청 피곤했을때 입병나듯 목위쪽에 염증같은게 생겨 엄청 고생한적 있었는데 비슷한 느낌이다. 침삼킬때마다 고생 ㅠㅠ
다행인건 그때보단 그래도 좀 덜한거 같다는거. 그래서 저녁은 걍 일반식으로 먹었다. 잘씹어서 먹느라 시간은 좀 걸렸지만 어쨌든 죽아닌 음식을 먹을수 있다는게 중요.
역시 방에 갇혀 있으니 겁나 답답. 그나마 프로야구덕에 저녁시간은 좀 지나간다. 울팀 이김 ^^
격리 3일차
여전히 목이 너무 아프다. 아니 좀더 심한거 같다. 특히 아침에 더 심하다. 침삼키기 힘들고 물먹기 힘들고.
물을 평소보다 많이 마시고 있는데 이때문인지 아님 코로나 증상중 하나인지 모르겠으나 설사가 심해졌다. 뭐 방에만 있으니 큰 문제는 없으나 은근 불편하다.
약을 처음에 3일치 주었는데 목도 아프고 약도 떨어져 가니 병원에 전화해서 목아픈데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이 증상은 코로나 시그니쳐인듯. 목이 칼로 긋는듯 아플거라며 병원와서 약 더 가져가랜다. 본인이 안와도 된댄다.
그래서 약을 받아왔는데.... 어라? 다를줄 알았던 약 구성이 똑같다. 아마 이번 코로나 대응 약은 그냥 퉁쳐서 같게 주는거 아닌가 싶다. 처음부터 목관련 약이 있었나부네. 그런데도 아팠던거고... 약의효능이 그리 크지는 않은거 같다.
직장엔 일이 생겨 연신 톡과 전화로 난리다. 컴퓨터와 전화로 재택 일처리... 덕분에 오늘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격리 4일차
아침에 일어나며 물먹기. 과연 목은? 다행이다. 일단 칼로 긋는듯한 아픔은 좀 덜하다. 아직 목이 좀 아프긴 하지만 침삼킬때, 물마실때 두려울 정도는 아니다. 이젠 초기 목 증상처럼 좀 아픈데? 하는 정도. 이 상태라면 오늘까지 약먹으면 증상은 끝일수도 있겠다는 기대.
근데 문제가 생겼다. 가족중 한명 증상이 심상치 않다. 체온이 높단다. 격리하고 잘 버텼는데 결국은 걸리는건지...
병원가니 영락없이 양성. 이제 가족은 한명 남았다. 과연....
이거 전염성이 세긴 한가보다. 꽤나 격리 잘하며 조심했다 생각했는데... 나의 길을 따라하겠지? 체온 38 나왔으니 한 이틀 고열로 고생하겠군 ㅠㅠ
아직 증상이 좀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프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그래도 좀 살만해진 날인거 같다. 마침 날도 비 추적추적 오면서 선선하고 몸상태도 좋아지니 격리후 처음으로 좀 여유있게 하루를 보낸다.
격리 5일차
이젠 증상은 거의 없어지고 몸은 정상에 가까워졌다. 격리가 답답할뿐.
어제 부터 격리 시작한 가족이 기침도 하고 좀 아프지만 지난번 내 증상보다는 훨씬 약하게 지나가고 있는듯. 아무래도 내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았던거 같다. 특히 요즘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던터라 나도 몰래 몸이 약해져 있었는지도 ...
이번 격리덕에 회사를 잠시 떠난게 나에겐 많은 심리적 이득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격리초반 빗발치던 업무상 연락도 이젠 나없이 안정됐는지 많이 잠잠해졌다.
격리 6일차
이제 오늘 내일만 격리하면 끝이다.
증상은 약간 남아있던 목증상도 없어진 정상 상태. 당장 나가도 될거 같은 기분. 하지만 전염력때문에 7일 격리라 하니 지켜야지 뭐.
난 뒤늦게 추가 확진된 동거인때매 내일 이후도 좀 조심해야 할거 같긴하다. 남아있는 가족한명이 걸리면 안되니.... 사실 걸리는김에 모두 걸리는것도 한 방법이지만 남아있는 한명이 수험생이라 안된다. 끝까지 조심해야지.
더위 물러가고 날씨 겁나 좋은데 창밖으로만 보니 아쉽다.
격리 7일차. 마지막날.
드뎌 끝까지 왔다. 사실 어제부터는 그냥 격리.
살다가 한주일 동안 방안을 벗어나지 못한 적이 있던가? 없다. 뭐 히끼코모리의 성향이라면 경험이 있었겠지만 뭐 그런 성향이 그리 흔한건 아닐테니...
좀 답답은 했지만 다행히도 창문 밖으로 보이는 뷰가 그리 답답한 집은 아니고 방에 화장실도 붙어 있어서 생활에 불편함은 없었던거 같다.
그래도 이정도 살수 있음에 그저 감사할 뿐.
수시로 직장과 연락하며 필요한일은 처리하고... 그래도 한주일 출근 안하니 격리 초반 아픔을 잊은 지금은 그저 잘 쉬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제 다시 출근해야 할텐데... 그리고 쌓인 업무들과 또 싸워야 할테지만 그래도 정신적으론 좀 여유를 얻었다.
살면서 처음 해보는 일주일의 격리. 몸이 버텨주어 큰 후유증 없이 일상에 복귀할 준비가 되었고 나름 쉼도 있었던 신기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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