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얘기들...
플랫폼에 갇혀버린, 갇히게 될 우리? 본문
플랫폼. 좋은말이다.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일을 해결하지 않고 플랫폼이 잘 갖추어져 있다면 그 시스템은 일할만 하다.
그런데 그 플랫폼이란 단어가 요즘 다른 곳에서, 그리 좋지만은 않은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 물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플랫폼기반의 경제다.
언제부터인가 우린 각종 음식들을 모두 시켜먹을수 있게 되어버렸다. 예전엔 기껏해야 중국음식을 배달해서 먹었고, 그다음엔 피자, 치킨정도 였는데 이젠 햄버거도 시켜먹고, 곱창전골도 시켜먹는다. 꽤나 맛집으로 배달을 하지 않았던 음식점 조차도 배달을 시작한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된 이유는 배달 전문 라이더들이 생기면서부터다. 예전엔 배달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그들에게 일당 또는 아르바이트 수당을 주어야했다. 그래서 그만한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배달장사하기 힘들어 대부분 하지 않았다. 이젠 달라졌다. 직접 고용하지 않아도 배달전문 앱업체와 계약만 하면 그냥 배달된다. 알아서 와서 음식을 가지고 가고 주문한 고객에게 물건을 전달한다. 주인은 그저 수수료만 조금 더 내면 그만이다.
소위 배달 플랫폼이란게 갖추어졌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택배시장도 달라졌다. 택배업체는 택배를 위한 고용을 굳이 하지 않아도 택배플랫폼을 이용해서 그날그날 필요한 인력만큼 신청만 하면 원하는 물량을 전달할 수 있다. 역시 일정 금액만 지불하면 끝.
어떻게 보면 서로 좋다.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직종을 골라 신청만 하면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불러준다. 난 그냥 일한만큼 번다.
업체에서도 큰 돈, 투자를 하지 않아도 쉽게 사람을 쓸 수 있다.
그런데......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진입장벽이 그리 높지 않다보니 너도나도 하고자 뛰어든다. 사람들이 많으니 돈을 많이 줄 이유가 없다. 일하는 사람에게 주는 수수료가 점점 내려간다.
이미 이 플랫폼에 발들 들인 사람들은 수익이 줄어도 쉽게 빠져나기 어렵다. 게다가 예전처럼 고용되었을 땐 4대보험이니 뭐니해서 어느정도 안전에 대한 보장도 받았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들이 보호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이 플랫폼이란 것에는 그런게 없다. 여기에 발을들인 사람은 모두 개인사업자 자격이다. 스스로 책임을 지란 얘기다. 사고를 당해도, 부당한 취급을 당해도 해결방법이 없다. 사람답게 살기 힘들어진다.
소프트웨어가 워낙 잘 발달되어 있고, 이를 이용한 플랫폼 시스템은 앞으로 점점 발전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사용자 입장에서 워낙 편리하다보니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것 같지는 않다.
이 가운데 플랫폼을 만들어내고 운영하는 주체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다. 우버, 배달의 민족..... 그 매출액이 엄청 늘어나고 있고 회사의 규모도 상상이상으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낸 시스템이고, 기존에 없던 방식이기 때문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부분엔 손을 대지 않는다. 신경도 안쓴다.
자기들이 만든 시스템 안에서, 플랫폼안에서 죽어나가고 힘들어 하는 수많은 개인사업자(?)들을 나몰라라 한다. 왜? 할 필요가 없으니까.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어떻게 될까? 미래를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 흔히 봐왔던 그런 사회가 우리 눈앞에 펼쳐질지 모른다. 소수의 엄청난 부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다수의 플랫폼에 갇혀 일하는 개인사업자인 노동자들. 도시의 많은 곳은 슬럼화 되고 일부 지역은 아이디를 가진자만 들어갈 수 있다. 너무나갔다고? 과연그럴까?
이쯤에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시스템이라고 해서 책임질 것을 그냥 넘어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조금 편리함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해도 플랫폼에 갇힌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제도를 보장해야 한다. 그러자면 돈이 든다. 그 돈을 새로운 시스템을 운영하는, 그래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주체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그들이 노려해서 버는 돈인데 어떻게 강제로 부담을 시키냐고? 새로운 경제시스템은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예전의 자유경제를 그대로 적용하면 불안한 미래만 보일뿐이다.
인공지능의 미래를 예측하면서 로봇세를 도입해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먼 미래같지만 이미 플랫폼경제가 시작되면서 바로 지금 우리사회가 이미 그런 단계로 되어 버렸다.
플랫폼은 대부분 데이터(빅데이터)에 기반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사용에 대한 비용을 내도록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운영주체에게 물어야 한다. 이를 소위 개인사업자라고 하는 사용자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배달하는 사람들과 음식점 주인들이 그들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정보사용료는 시스템 운영자가 내야한다는 거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주체에게 소득에 합당한 비용을 내도록 하고, 이를 재원으로 각종 보장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재난소득에 대한 개념을 국민들이 알게 되었다. 한술 더떠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플랫폼경제에서도 이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
갈수록 일자리는 없어진다. 그 자리를 소프트웨어가 대신하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일부 회사가 모든걸 가져간다.
경제가 움직이려면 소비자가 필요한데 그 소비자층이 점점 변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극복할 방법이 필요하다. 기본소득은 하나의 해결방법이 될수도 있다. 기본소득의 재원은 로봇세, 플랫폼경제주체로 부터 걷어 해결할 수 있다.
다같이 살 수 있는 사회. 적어도 상대적 박탈감에 치를 떠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지는 않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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